워싱턴주 마운틴 루프 하이웨이 (Mountain Loop Highway, NF-20&40, WA) 2륜

투어링날짜: 2013/06/09
날씨: 흐렸다 맑음
주행거리: 약 230Km
투어링시간: 오전 11시 ~ 오후 3시
투어링목적: 라이딩 체력 검사
 

* 빨간부분은 대략 21Km의 길이입니다. 색이 칠해진 이유는 밑에 나옵니다.

 

이번 투어링의 루트 입니다. 대략 230Km 정도 달렸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저희 동네 머킬티오(Mukilteo, WA)에서 시작합니다.

기름은 어느정도 있었지만 혹시 모르니 고속도로출구 부근에 있는 코스트코(Costco)에서 주유하고 지도를 보며 루트를 정했지요.

사실 루트를 정해놓고 출발한게 아니라서 주유할때도 상당히 고민했었습니다만, 나중에 노스 케스케이드 루프 (650Km) 투어를 할 예정이기에 겹치기 않는 길을 고르는게 힘들었습니다.

지도를 보던중 대링턴(Darrington, B의 위치)에서 남쪽으로 산을 돌아 나오는 길이 보이더군요. 지도에서도 길이 상당히 얇게 나와서 길의 존재를 몰랐을 정도였습니다.

이름도 루프가 들어가니 한바퀴 돌아서 나오는 길이기에 '이거다!' 싶어 이 루트로 잡고 출발했습니다.

 

 * 대링턴으로 가는 도중에 한컷.

 

아침부터 날씨가 엄청 흐렸지만 오후는 맑을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달리니, 산들 한가운데 들어가자 날씨가 맑아지더군요.

한적한 길을 계속 달리며 마주오는 오토바이 부대들에게 인사를 하며 계속 달렸습니다.

대링턴에서 대부분의 차량과 오토바이가 북쪽으로 올라갈 때, 저 혼자만 당당히 남쪽으로 길을 틀어 남하를 시작했습니다.

숲속으로 포장도로가 나 있고, 차량이 없어서 매우 쾌적하게 운전을 했지요.

 

그렇게 10분정도 운전하니 갑자기 '포장도로 끝'이라는 표지와 함께 비포장 도로가 시작되지 않겠습니까?! (빨간 부분)

길 이름에 고속도로(Highway)가 들어가는 데 왠 비포장도로?!

그나마 완전 흙길은 아니고 밑공사를 끝내 놓은 길에 자갈들로 깔아놓았더군요.

오토바이에겐 최악의 상황. 차라리 흙길이 낫지.... orz...

그래도 돌아가기에는 왠지 섭하고, 비포장도로가 얼마 되지 않을 거라는 헛된 희망을 안고 그냥 돌진했습니다.

 

 * 중간에 들린 휴게소(직역하면 소풍영역?)에서 바라본 비포장도로. 

 

3분 정도 달리고 휴게소(?)가 보이기에 잠시 쉴겸 들려서 물과 간식 그리고 화장실을 사용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돌아 갔었어야 했습니다. -_-;;

그때도 막연히 조금만 달리면 다시 포장도로가 나올거야라는 생각에 힘을 내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지요.

 

문제는 길이 좁은 2차선정도의 넓이에 제가 달리는 쪽은 주로 강을 끼고 있어서 잘못해서 미끄러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거기에 자갈길은 달려본 경험이 없어서 2,3단을 주로 쓰며 30Km 정도의 속도로 갔습니다.

커브길에선 가끔 픽업트럭들이 달려오지, 먼지는 막 날리지, 오른쪽은 강에 연결된 절벽이지, 완전 스릴 만점이었습니다.

스릴의 최고봉은.....

 

곰을 만났습니다.

 

처음엔 그냥 커다란 검은 개가 40미터 맞은편에서 걸어 오는 걸로 보였습니다. 근데 주인이 옆에 없네요?

거리가 조금 가까워지자 왠지 흑표범같게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 동네는 표범이 없잖아요?

순간 머릿속에서 '곰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돌아가야하나? 괜히 등 보이면 쫓아오는거 아냐?'

'오늘 잘못하다 인생 끝나나?'

'이거 증거사진 찍어야 하는거 아닌가?'

'속도 올려서 먼저 받아버릴까?'

'경적 울려서 쫓아버릴까?'

'주위에 몇 마리 더 있는거 아냐?'

등등.....

 

그러는 와중에도 거리는 가까워져 오고 15미터 정도 가까워지자 곰이 절 쓱 보더니 옆의 수풀로 들어가더군요.

속으로 안심을 하며 혹시 옆에서 덮치려 숨어 있을까 무서워 속도를 올려서 재빨리 지나갔습니다.

주위에 캠핑장 많은데 그 사람들은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ㅎㄷㄷ....

동물원에서 보던것과는 확실히 다른 압박감이 느껴지더군요. 비록 동물원에서 보던 것보다는 작았지만 두려움을 주기엔 충분했죠.

여기는 가끔 기사에 뜬답니다. 곰에게 습격받아서 사망한 기사들... -_-;;

 

어쨌든, 어서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에 쉴 생각도 없이 계속 달리는데, 끝이 안보여요!!!

그때는 얼마나 비포장도로가 연결되는지 알 수도 없고, 중간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표지도 없고, 왠지 멈춰서 있음 곰님이 또 나올 것 같고....

그렇게 대략 15분 정도 달리니 길에 조금 익숙해 지는 느낌도 나면서 진정이 되더군요. 그렇게 여유를 조금 찾고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 길 옆을 흐르는 강입니다. 연어와 곰이 어울릴 듯한 강이군요.

 

* 달리다 만난 조그마한 호수. 

 

* 저 멀리 보이는 이름 모르는 폭포

 

중간중간에 하이킹 코스와 캠핑장 입구들이 많더라구요. 하이킹 코스와 캠핑으로 유명한 것 같았습니다. 

전 절대 이 안으로 다시 안 올것 같지만요.

 

그렇게 얼마나 운전했는지도 모르고 묵묵히 운전하다 보니 마지막으로 구덩이 밭이 500미터 정도 펼쳐지며 지그재그운전 연습을 실컷 하니, 드디어 포장도로가 나타났습니다.

아, 포장도로가 이렇게 반가운 도로일줄은 몰랐어요. ㅎㅎㅎ

포장도로로 올라오자 마주편에서 오토바이 두대가 바로 진입하더군요.

말리고 싶었지만 이미 빠르게 들어가서 잡지 못했습니다.

 

* 포장도로가 너무 기뻐 기념사진! 생환기념이기도 하네요. 

 

* 4륜차 한대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들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행운을.... 

 

* 뒷부분이 완전히 흙먼지 투성입니다. 타이어를 검사해 보니 다행히도 상처는 없었습니다.

 

포장도로 시작점(반대쪽에선 끝점이겠군요)에 해발 2360피트(약720미터)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산을 타고 올라온 느낌은 들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산을 조금 탔네요. ㅎㅎㅎ

이제부턴 내리막의 포장도로를 타고 내려오기만 하면 됩니다.

 

* 내리막 직진 도로입니다.

 

중간에 화장실 한번 들린것 빼고는 한시라도 빨리 집에 오고 싶어서 멈추지 않고 논스톱으로 달려왔습니다.

 

이것저것 있었지만, 여러 경험을 쌓은걸로 만족할만한 라이딩이었습니다.

체력적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에 거리를 점점 늘려가며 여러 투어를 계획해 봐야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만약을 대비해 총기를 구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P.S2: 다음 카페 미라쥬라이더 클럽에도 올린 글입니다. 귀찮아서 수정은 거의 안했습니다.


덧글

  • 마가닉 2013/06/20 18:40 # 삭제 답글

    엄청나구먼 ㅋㅋㅋ 곰 정말 무서운데. 앞발에 한대만맞아도 즉사할듯 ㅋㅋ 인증사진이 못내아쉽다 ㅋㅋ. 미국에서 캠핑하려면 일단 곰부터 확인해야할듯.
  • 물곰 2013/06/21 12:18 #

    ㅇㅇㅇ, 사실 나도 곰은 정말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더라구.
    캠핑하려면 화기 구입해서 가야겠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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